2025년 개봉한 영화 <거룩한 밤: 데몬 헌터스>는 전통적인 크리스마스 영화의 이미지와는 전혀 다른 길을 택한다. 성스러운 밤에 펼쳐지는 악마와 사제들의 전투라는 콘셉트는 장르적 파격이며, 동시에 액션과 신화, 신앙이라는 흥미로운 주제들을 한데 엮어낸 독특한 작품이다. 이 영화는 그 제목만큼이나 아이러니하고 인상적이다. 본 글에서는 이 작품을 세 가지 주요 소주제를 중심으로 분석하고, 왜 <거룩한 밤: 데몬 헌터스>가 단순한 B급 액션 영화가 아니라 장르적 실험과 메시지로 주목받을 만한지 살펴보겠다.

신화와 신앙이 뒤섞인 세계관
영화는 기독교적 상징성과 악마 퇴치라는 오컬트적 요소를 한데 엮어 독특한 세계관을 구축한다. 이야기는 성탄절 전야, 지옥문이 열린다는 전설을 바탕으로 시작된다. 악마들이 인간 세계로 침입하려 하자, 이를 저지하기 위해 조직된 비밀 수도회 ‘데몬 헌터스’가 등장한다. 이들은 십자가, 성수, 주문, 고대 무기를 사용하는 퇴마사들로, 성직자와 군인의 경계를 넘나드는 캐릭터들이다.
이러한 설정은 단순한 악과 선의 대결 구조를 넘어서, 인간이 신앙을 어떻게 받아들이고 그것을 행동으로 전환하는지를 탐구한다. 주인공 사제 ‘바우’은 과거의 트라우마와 신에 대한 의심을 안고 있지만, 점차 그 안에서 스스로의 신념을 재정립하게 된다. 이는 단순한 종교적 믿음을 넘어서, 스스로 선택한 정의와 용기의 가치로 나아가는 서사로 이어진다.
영화 속 악마들은 단순한 괴물이 아닌, 인간의 내면과 죄를 반영하는 존재로 묘사된다. 그들은 인간의 욕망과 두려움을 조종하고, 때로는 가장 친밀한 사람의 모습으로 다가온다. 이는 단순한 공포를 넘어, 관객에게 ‘악마란 무엇인가’, ‘정말 외부에만 존재하는가?’라는 철학적 질문을 던지게 만든다.
스타일리시한 액션과 시네마틱 연출
<거룩한 밤: 데몬 헌터스>는 장르적으로는 액션 판타지에 가깝다. 그러나 그 안에는 호러, 누아르, 슈퍼히어로 영화의 요소도 공존한다. 이 영화의 액션은 종교적 상징성과 결합된 연출이 핵심이다. 가령, 성경을 던지며 악마를 구속하거나, 묵주를 채찍처럼 휘두르는 장면, 빛나는 성검으로 지옥의 괴물을 베는 장면은 이 영화만의 독특한 볼거리다.
특히 함께 싸우는 장면들은 전형적인 파트너 액션의 문법을 따르면서도 종교적 의식과 전투의 조화를 보여준다. 릴리는 무신론자 출신의 전직 군인으로, 신념보다는 전술과 무기 기술에 의존하지만, 전투를 거듭하면서 가브리엘과 서로의 방식에 영향을 주게 된다. 이들의 케미스트리는 단순한 로맨스가 아닌, 상반된 신념 체계의 조화를 의미한다.
또한 영화는 색감과 조명, 미장센에 상당히 공을 들였다. 밤을 배경으로 한 대부분의 장면은 어둡고 음산하지만, 불빛이나 촛불, 성스러운 물건에서 나오는 광휘가 대비를 이루며 상징적 의미를 전달한다. 이로 인해 영화는 단순히 어두운 이야기일 뿐 아니라, 빛과 어둠의 균형을 시각적으로도 보여주는 데 성공했다.
B급 감성과 진지함의 경계에서
많은 관객들이 이 영화를 처음 접할 때는 ‘B급 오컬트 액션’이라는 인상을 받는다. 실로 <거룩한 밤: 데몬 헌터스>는 때때로 과장된 설정, 진지한 대사, 만화 같은 장면을 연출하기도 한다. 하지만 영화는 의도적으로 그 경계를 넘나들며 관객을 끌어들인다.
이 작품은 자신이 B급 장르라는 것을 숨기지 않는다. 오히려 그 틀 안에서 진지한 질문을 던진다. “악은 정말 파괴해야 할 외부의 존재인가?”, “신에 대한 믿음은 고통 속에서 어떻게 유지될 수 있는가?”와 같은 물음들은 액션 장면 사이사이 주인공들의 대사를 통해 전달된다.
이는 <콘스탄틴>, <프리스트>, <블레이드> 같은 기존 데몬 헌터 장르의 계보를 따르면서도, 자신만의 내러티브와 철학을 부여하려는 시도로 보인다. 특히 결말부에서 가브리엘이 자신의 신념을 다시금 선택하며 희생을 감수하는 모습은 단순한 퇴마 액션을 넘어선 인간적 드라마를 완성시킨다.
게다가 영화는 종교적 상징을 무조건 미화하지 않는다. 교단 내부의 부패, 인간의 욕망, 신앙의 왜곡 등 현실적인 문제들도 함께 다루면서, 성스러움과 인간 사이의 긴장을 날카롭게 보여준다. 이러한 요소들이 단순히 판타지적인 재미를 넘어서, 메시지 있는 영화로서의 가치를 더해준다.
마치며: 성스러운 밤의 또 다른 얼굴
<거룩한 밤: 데몬 헌터스>는 결코 완벽한 영화는 아니다. 장르적 과잉, 때때로 엇박자 나는 대사, 과장된 설정 등은 분명 호불호를 나누는 요소다. 하지만 그럼에도 이 영화는 자신이 하고자 하는 이야기와 스타일을 분명히 갖고 있으며, 이를 끝까지 밀어붙인다는 점에서 주목할 만하다.
성탄절이라는 ‘평화’의 상징 아래, 인간과 악마의 전쟁을 그린 이 영화는 오히려 우리가 지닌 ‘어두움’을 직시하게 만든다. 그리고 그 어두움 속에서도 희망을 찾으려는 인간의 고군분투를, 신앙이라는 프리즘을 통해 보여준다.
혹자는 이 영화를 ‘기괴하다’고 말할 수 있다. 그러나 그 기괴함은 단순한 괴이함이 아니라, 우리의 내면과 마주하는 용기이기도 하다. <거룩한 밤: 데몬 헌터스>는 그런 의미에서, 성스러운 밤에 보내는 가장 묵직한 질문 중 하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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